2000년 초부터 조직된 IL센터는 장애인당사자들의 스스로 조직된 주체적인 힘으로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대중 운동을 전개해왔고, 기존의 재활·전문가·비장애인 중심의 복지 전달체계로 포함시킬 수 없는 차별적이고 고유한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것.
특히 IL센터는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의 참여를 토대로 운영되기에 비장애인 중심의 운영과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장애인복지시설에 관한 하위법령은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센터 설립과 운영, 참여 장벽을 상승시켜 중증장애인 배제 경향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또한 장애인복지시설로 들어가면 지원이 강화되고 운영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주장은 오래된 허상이며, IL센터의 탄탄한 기반은 정책적 의지의 문제이지 복지시설로의 진입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자협은 해당 법안 개정을 장애인복지법 ‘개악’이라 규정하고, 5월 11일부터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저지하기 위한 긴급투쟁단을 구성해 212일째 서울 국회의사당역 대합실에서 농성 투쟁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법안심사 제2소위는 11월 21일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을 심사, 원안대로 전체회의에 상정키로 했으며, 12월 7일 법사위 전체회의 문턱을 넘어 최종 관문인 본회의만 남겨 두게 됐다.
한자협 최용기 회장은 “우리 IL센터는 법적지위를 갖는 것 이상으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 독립성이 상실된다면 IL센터 안에서 중증장애인의 삶과 활동을 아주 제한적이 될 것이고, 현재 일하고 있는 장애인 동료들은 자격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더는 동료상담과 자립생활 운동 등 일을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종성 의원과 보건복지부 이기일 제1차관은 IL계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지만 거짓말이다. 우린 단 한 번도 동의한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동의할 수 없고 계속해서 IL센터의 법적지위가 아닌 독립적 지위 보장을 위해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애린 소장은 “나는 대한민국에서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집구석에서 20년을 넘게 지내왔다. 우연히 자립생활을 알게 됐고 동료상담을 통해 IL센터에서 활동하게 됐다”며 “동료상담을 하며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IL센터에 일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난 언제나 우리의 권리를 알릴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환영한다고 당당하게 말해왔지만 이제 그럴 수 없음에 너무나 통탄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