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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뉴스 지적장애인 성폭행 사건, 특성 반영 수사로 진술 신빙성 입증

관리자 2024년 03월 07일 09:35 조회 43

'지적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수사·판결 및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의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에이블뉴스DB
'지적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수사·판결 및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의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에이블뉴스DB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이하 전성협)는 지난 29일 심사를 통해 선정한 2023년 시민감시단 성폭력 수사‧재판과정에서의 여성인권보장을 위한 디딤돌 10건, 걸림돌 6건, 특별디딤돌 2건, 특별걸림돌 1건을 발표했다.

이번 디딤돌·걸림돌 사례 등에 대한 선정자 선정은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경찰서, 검찰청, 법원에서의 성폭력 관련 사건의 수사와 재판과정 및 결과를 모니터링한 결과다.

이중 장애인 성폭력과 관련된 사건은 디딤돌 3건, 걸림돌 1건, 특별디딤돌 2건이 포함돼 있다. 이중 디딤돌 선정자 3건에 대해 소개한다.

지적장애인 피해자 특성 반영한 수사로 진술 신빙성 입증 노력

해당 사건은 직장 상사인 가해자가 2021년부터 2023년 초까지 중증도 지적장애인인 부하 직원을 여러 번 강간, 강제 추행한 사건이다.

울산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 손영남 경위는 피해자가 가진 지적 장애의 특성상, 증거 수집의 어려움과 증언의 불확실성이 있었음에도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 확보를 위한 지능검사 재검 및 소견서 자료 등을 적극적으로 성폭력상담소에 요청해 수사하고 송치했다.

일관성이 부족한 진술, 구체적인 상황묘사와 감정표현의 불명확함을 이유로 그동안 수사기관에서는 지적장애인 피해자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 왔으나 이를 피해자가 가진 장애의 특성으로 인식하고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근거들을 모아 사건을 충분히 수사할 수 있음을 모범적으로 보여줬다.

또한 지적장애인인 피해자의 특성을 이해해 피해자를 지원하는 성폭력상담소의 담당자와 지속해서 의견을 나누며 수사를 진행했다. 지적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기반으로 수사하고자 노력하고 피해자가 조사 과정 중 심리적 괴로움을 호소하자 적극적인 공감으로 피해자를 안정시켰다.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가해자에게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라’ 경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장애가 있는 피해자 위한 섬세한 수사로 진술 번복 한계 극복

사건 내용은 직장 상사 남성이 부하 직원인 지적 장애 남성을 직장에서 강간하고 학대한 내용이다.

포항북부경찰서 형사과 나원우 경감은 피해자가 겪은 사건이 매우 심각함을 파악하고 피해자를 지원할 방법이 무엇인지 다방면으로 고민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상담소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피해자의 상황을 세심히 살피며 불안에 떠는 피해자에게 최선을 다해 보호할 것을 약속하고 실제로 이행해 피해자가 충분히 자신의 사건을 인정받고 지지받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수사관은 중증 지적장애인 피해자의 특성을 고려해 수사를 진행함으로써 다시 한번 수사 과정이 큰 고통과 충격으로 남지 않도록 노력했다. 의사 표현, 상황 특정, 감정 등의 묘사가 어려운 피해자의 눈높이에 맞춰 수사함으로써 의사소통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실천한 수사관의 태도가 타의 모범이 됐다.

그는 중증 지적장애인 피해자의 진술이 계속해서 번복된 진술 속기록을 분석해 이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문제라기보다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열린 질문이 장애인 피해자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장애 피해자의 의사소통 특성을 고민해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자료 등을 준비해 피해자의 의사소통 상황을 확인하며 상세하게 질문하고 2차 진술 시 최대한 피해자가 친숙한 분위기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1차 진술 담당 수사관을 동석하게 하는 등 세심하게 조정했다.

유일한 증거인 지적장애인 증언 채택, 피해자 맥락에서 해석 판결

사건은 2015년 1월부터 6월까지 가해자의 근무지에서 실습하던 피해자를 해당 근무지에서 여러 번 강간한 사건이다.

피해자인 지적장애의 특성상 정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진술하기 어렵고 질문 방식이나 진술 당시 상황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아 진술이 번복되기도 해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 이종채·조정용·김찬미 판사는 이러한 사정을 틈타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배척하고 다른 해석으로 왜곡해 법망을 피해 가던 가해자의 진술을 오히려 자세히 살펴 판단하고 장애인 피해자의 장애 특성과 상황을 깊게 고려해 사건을 피해자의 맥락으로 해석하고 인용했다.

그동안 장애 여성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해 좋은 감정이나 호감을 표현한 것에 대해 성적 관계에서의 동의나 성적자기 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 추단하는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해당 판결은 피고인의 진술 신빙성을 자세히 분석해 명시적이지 않았던 감정표현이나 상황에 대해 내심의 의사를 추정해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않았다.

이들은 피해자 진술 및 맥락을 유의미하게 판단 근거로 채택했다. 장애 여성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명시적인 폭행 협박 없음에도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일상대화에서는 전혀 어려움이 없으나 비일상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 의견·생각·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 진술 시 단답형 단편적 발화가 많을 수 있는 점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을 주요 판단의 근거로 언급했다.

특히 증거와 증인이 없는 사건에서 장애인 피해자의 진술만이 유일한 증거일 때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쉽게 배척 해오던 종전의 판결에 경종을 울렸다.

한편 전성협은 오는 31일 오전 11시 서울여성프라자 1층 국제회의장에서 시민감시단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