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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뉴스 김효진 “이런 말, 나만 불편해?” 출간…혐오 문제 다뤄

관리자 2022년 04월 14일 16:45 조회 431

김효진 “이런 말, 나만 불편해?” 출간…혐오 문제 다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4-11 17:24:31
혐오는 미워하고 싫어하고 꺼리는 감정이다. 즉 거부감이다. 증오는 공격성을 띠는 것에 반해 혐오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다. 증오는 문화적 편견을 포함하고 있으며, 혐오의 대상을 차별하여 자신은 상위에 있다고 믿게 한다. 그 결과 상대에게는 상처를 주게 된다. 혐오의 대상은 소수자이거나 사회적 약자이다. 맛이나 벌레 등에 대한 혐오는 생리적 혐오에 해당하며, 약자에 대한 혐오는 사회적 혐오이다.

사회적 혐오는 학습에 의해 고정관념화된다. 장애인처럼 되고 싶으냐? 바보 같다와 같은 말을 타인에게서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은 혐오의 대상으로 마음 속 깊이 혐오의 대상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런 고정관념이 행동으로 나타나면 그것은 차별이 된다. 단지 차별은 고정관념의 표출 외에 동등하게 대하지 않는 관습이나 제도가 포함 된다.

김효진 작가는 “특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이라는 동화에서 호호아줌마를 주인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달려라 송이”라는 동화에서는 혐오적 분위기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 꿋꿋하게 행동하는 장애인으로서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연상하여 주었다. 그리고 “착한 아이 안 할래”란 동화에서 사회가 장애인에게 강요하는 착한 인내를 거부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김효진 작가는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또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이의 눈으로 장애인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이야기꾼을 자처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 속에 언니나 남편, 아들 등 장애인 가족으로서의 장애인 인식에 대한 문제에도 집중한다. 가족들이 사랑으로 장애를 받아들이고 상대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가족이 가장 장애인 인식개선의 교두보가 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장애인의 정체성에 공감해 줄 수 있는 지지자라는 것이다.

최근 출간한 “이런 말, 나만 불편해?”라는 책은 동화가 아니다.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들에게는 장애인에게 가해지는 혐오의 용어나 태도에 대한 사례들을 제공하여 왜 혐오에 해당하는지 설명할 수 있게 자료를 제공해 줄 것이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고정관념으로 자칫 실수할 수 있는 혐오적 말과 행동을 지적하여 사회로부터 장애인 혐오를 제거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녀의 장애 혐오 담론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제1부에서는 알고도 쓰고 모르고도 쓰는 장애 혐오 표현들을 다룬다. 동정과 혐오는 한 끗 차이라며 장애인은 불쌍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온정주의는 경멸하는 태도가 포함되어 나타난 것이며, 자선은 공감이 아니라 우월감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한다.

자선의 모금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동정심을 유도하는 것은 기획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으나, 혐오를 조장할 수 있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동정을 수용할 것을 강요하는 문화는 장애인다움을 통해 차별을 극복할 수 없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주변인으로 자선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권리를 누리며 동등하게 살아가도록 통합사회 구조를 법적, 제도적, 물리적 환경으로 포용하는 사회 건설이 인권주의 사회 건설이며, 장애인을 두려워하는 태도는 장애인에 대한 무지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어서 무섭게 느낀다.

희곡이나 실생활에서 웃자고 한 행동은 하나도 우습지 않으며, 집단적 학대가 웃음으로 표현되는 것은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비웃음일 뿐이다. 정치인들이 장애인 비하 발언을 자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지한 상태에서 아는 척을 하는 경우, 장애를 연상시키는 비유로서 용어를 잘못 선택하는 경우, 상대를 욕하기 위해 등이 있다고 분석하였다.

비하 발언을 문제 삼으면 정치인들은 장애인 당사자들을 말한 것이 아니라고 변명한다. 속담이나 관용어를 인용한 것 모두가 비하 발언이냐고 항변한다. 불통이나 비논리적이란 말을 장애 용어로 표현할 경우 이 말 속에 장애인이 그러하다는 편견을 사람들에게 심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그르치고, 장애인에게는 상처가 된다는 점에서 비하 발언은 장애인에게 직접 하지 않았다고 하여 비하 발언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제2부에서는 대 놓고 하는 장애인 혐오표현을 다룬다. 비하용어는 낮추거나 업신여기는 말로 모두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결혼할 상대가 장애인만은 안 된다거나, 인터넷에서 장애인을 추함이나 더러움으로 표현한다거나, 태어나지 않아야 할 존재, 괴물 심지어 성폭력이 오히려 장애를 포용한 혜택처럼 표현하는 등 무절재한 장애인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한다.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이 익명성으로 가면에 기리워진 사람들의 원시적 악을 드러낸 주라기 공원 같이 되어버리는 것은 새로운 가상현실에서의 노예제도 부활과 같은 비인권적 사회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집단적 혐오에 대한 대항문화이다.

제3부에서는 숨어 있는 혐오표현을 찾아 나선다. 마치 사회적 병리를 치료하는 의사가 외부로 드러난 긴급한 상처를 치유하고 다음으로 그 병리의 뿌리를 찾아 제거하려는 것과 같이 숨겨진 은밀한 문제들을 터치하고 있다.

보통이 아닌 획기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해 ‘미친 존재감’이란 용어를 곱씹는다. 어느 시인의 유관순의 행동을 ‘미친’이란 표현으로 보통 사람으로는 할 수 없음을 표현하였지만, 거룩한 것이 미친 행위로 표현되는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칭찬인 듯하면서도 칭찬이 아닌 표현들이 많다.

상대를 욕할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정신장애나 정신장애의 행동을 빗대는 것이 많다. 작가는 장애 극복 이미지 역시 선한 행동으로 보이지만, 장애를 보통의 문제가 아닌 특별한 행동으로 보아 극복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장애를 사회로부터 배제하는 행위라고 꼬집는다. 장애를 극복하면 영웅이고, 그렇지 않으면 무시되어야 하는 존재로 보는 사회는 고쳐져야 한다.

정치인들이 예비 장애인이란 말을 사용하여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비심으로 사회가 배려한다는 의미로 권리를 설명하지 못한다. 결정장애나 분노조절 장애, 안면인식 장애 등 장애 용어의 난발은 장애에 대한 문제에 대한 설명을 잘 하는 것 같으나 해결은 전혀 하지 않고 장애인에게 폭력적 말을 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한다.

김효진 작가는 장애인 보호정책이 비장애인의 설 자리를 뺏는 역차별이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들의 안정을 위해 장애인을 배제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것이므로, 배제되었던 환경에서의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지, 역차별의 문제는 아니며, 장애인을 상대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사회 안정망을 모색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최근 장추련에서의 이동권 투쟁에 대해 한 여당 정치인이 독단적이고 아집에 사로잡힌 행동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말이 많다. 장애인이라고 하여 사회적 비판을 피할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장애인 문제를 다루면 본전 건지기 어려우니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 자체를 비하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투쟁 방식이 다른 이에게 부담을 주고 피해를 주니 그러한 행동을 비판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그 행동은 극단적이고 정치권에게 문제를 해결하려면 항복하라는 말이 아닌가 라고 말하는 정치인도 있다. 그렇다면 왜 장애인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사회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장애인의 권리 쟁취를 할 방안은 마련해 주지 않는가부터 고민할 일이다.

장애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인가도 생각해 보아야 하고, 발언 말 한 마디에 다시 꼬리를 물고 다투는 것보다 권리를 보장받고자 행동하는 방식이 다를 경우도 사회가 수용하는 통합의 대화가 성과로 이어지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평소 정치인들끼리 싸우면서 하던 막말로 상대 기죽이기를 장애인에게 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혐오이다. 상처를 주어 막으려는 것이므로 정신적 학대인 매질이다.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이 자신들의 투쟁을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것이니 장애 인식에 역효과라고 비판하는 이도 있는데, 혁명적 수단이 아니고는 귀 기울이지 않는 사회가 불러온 결과이며 장애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 낳은 결과물로 해석하는 것을 보면 인권 수준이 과거와 많이 달라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애인 비하 발언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있는 시점에서 장애인 혐오 발언이 무엇이며, 어떻게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지, 오랜 사회의 억압적 장애인에 대한 문화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여겨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자나 장애인, 사회 지도자,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시민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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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