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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뉴스 대책 없는 장애인 시설수용 "우리는 사과를 받아야 합니다"

관리자 2024년 01월 03일 17:59 조회 85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시설 수용 정책의 사과를 촉구하는 증언대회’에서 증언하는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이돈현 활동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시설 수용 정책의 사과를 촉구하는 증언대회’에서 증언하는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이돈현 활동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저는 병이 처음 발병했던 18살로 돌아가면 절대 정신병원에 입원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국가가 이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에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조현병 당사자 이돈현 활동가)

조현병 당사자 이돈현 씨는 정신병원 입원 당시 실제로 보고 듣고 경험한 정신병원에서의 기억이 악몽과 같았다고 회상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수용시설 피해생존자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등 7개 사회단체는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시설 수용 정책의 사과를 촉구하는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2013년 12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총리인 캐슬린 윈은 발달장애인 시설에 수용되었던 이들에게 그들이 겪어 온 고통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유튜브 캡쳐
지난 2013년 12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총리인 캐슬린 윈은 발달장애인 시설에 수용되었던 이들에게 그들이 겪어 온 고통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유튜브 캡쳐
정신병원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의료구조, 국가는 우리에게 사과해야 한다

조현병 당사자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이돈현 활동가는 “18살인 고등학교 2학년 처음 조현병이 발병됐다. 너무 혼란스러웠고 고통에 시달렸다. 나는 운이 좋게도 가족들의 설득으로 강제입원이 아닌 정신병원에 자의입원을 했고 19살 때 종합병원에 4개월, 20살 때 민간병원에 6개월간 입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자의 입원이라고 할지라도 면회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외부 연락수단을 가지는 것도 어려워 고립감과 무력감은 견디기 힘들었다. 특히 민간병원은 종합병원보다 시설과 서비스가 열악해 더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사자들이 병원 입원에 치를 떠는 건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강제로 병원에 끌려와 진정제를 맞고 독방에 격리되는 것을 옆에서 많이 봐 왔습니다. 말썽을 피웠다고 결박을 하고 원치 않는 약을 강제로 먹이고, 이걸 치료시스템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가 다시 18살로 돌아간다면, 지역사회에 다른 대안이 있었다면 병원에 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다른 지원체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정신병원은 치료가 아니라 수용생활입니다. 저는 국가가 지금의 의료 구조를 만들어놓은 것에 대해 사과받고 싶습니다.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시스템을 만든 그 자체에 대해 저를 비롯한 당사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시설 수용 정책의 사과를 촉구하는 증언대회’에서 증언하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문석영 활동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시설 수용 정책의 사과를 촉구하는 증언대회’에서 증언하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문석영 활동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누구든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발달장애인 당사자인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문석영 활동가 또한 본인의 의지가 아닌 가족에 의해 장애인거주시설에서 25년간 생활해야 했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1992년 11월 7일, 태어난 지 약 4개월 만에 시설에 입소한 문석영 활동가는 “시설에서 가정체험으로 다른 집에 가서 몇 밤 자고는 했었다. 하지만 진짜 가족이 아니어서 친엄마가 보고싶었고, 나도 가족이 있는데 라는 생각에 부러웠다. 가족이 있다는 행복을 나는 느끼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나중에 엄마가 울면서 시설에 보내 미안하다고 사과해 나도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에서의 생활은 너무도 불편했다. 단체생활과 단체기합, 규칙적인 생활, 외출조차 선생님의 허락해야 겨우 가능하단 것이 싫었다. 그래서 하루빨리 시설에서 나가고 싶었고 2017년 5월 12일, 자립생활주택에 들어가며 인생이 딱 달라진 것 같다. 특히 지금은 지원주택으로 이사해 완전히 자립도 했고 동료지원가로 일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일을 하며 우리나라에 장애인거주시설이 너무 많고 많은 장애인이 여전히 시설에 있다는 것을 알게돼 놀라고 당혹스러웠다. 나는 시설에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나처럼 아기 장애인도, 노인 장애인도, 그 누구도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시설 수용 정책의 사과를 촉구하는 증언대회’에서 발표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류다솔 변호사.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시설 수용 정책의 사과를 촉구하는 증언대회’에서 발표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류다솔 변호사.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거주시설 수용 피해생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실질적 보상 명시

한국장애포럼 정혜란 활동가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책임임을 인정하고 사과를 함은 물론 물질적인 보상을 지급한 사례들이 있다.

캐나다의 경우 물질적 보상으로는 공통경험보상지급과 개별평가절차를 통한 배상금을 지급했으며 2015년 수상 저스틴 트뤼도가 진실화해위원회의 연구보고서를 건내받으면서 국가책임을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호주는 아동양육시설 인권침해에 관해 2018년 당시 수상 스콧 모리슨이 시설 내 아동 성폭력 피해 및 생존자에게 공식 사과했고 추후 국가배보상계획법안을 입법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류다솔 변호사는 올해 9월 6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거주시설 수용 피해생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소개했다.

이 법률안은 거주시설에 수용돼 사회로부터 격리된 생활을 강요받음으로써 심각한 인권침해를 경험한 시설수용 피해생존자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 및 지원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국가정책에 의해 입은 시설수용피해에 대해 보상을 청구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으며, 국가가 시설수용 피해생존자에게 시설 거주 기간에 따라 ‘위로 보상금’을 지급하고 시설수용 피해로 인한 질환 및 상해로 치료를 요하는 경우에는 ‘의료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류다솔 변호사는 “우리나라 법제에서 생소한 개념일 수 있지만 미국의 인권기구의 경우 인권침해 피해자 조치에서 가해자 책임인정과 공적사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선언 등을 결정문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점진적으로 국가폭력과 인권침해 피해자에게 공적사과를 할 수 있도록 해당 법안에 공적 사과를 명시하는 조항이 포함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