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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장애예술인 인터뷰, 무대가 고픈 ‘이동우’

관리자 2021년 11월 17일 17:44 조회 6

장애예술인 인터뷰, 무대가 고픈 ‘이동우’

“장애인과 연예인 같은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사회 만들고 싶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1-11 17:49:45
가수 이동우. ⓒ이동우 에이블포토로 보기▲ 가수 이동우. ⓒ이동우
소유진이 올해 6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살짝 좀 걸을까? 해서 만났다가 꼭 땀이 뻘뻘 날때까지 걷는 동우오빠랑 ㅎㅎ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산책합시다요~~^^”라는 글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소유진과 이동우가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 시각장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산책을 하며 무슨 팔짱을… 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팔짱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방법이다.

이동우와 소유진은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닐 정도의 오래된 절친이다. 그들은 계원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다. 이동우는 소유진에 대하여 원래 성품이 착해서 사람을 잘 챙기고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이동우는 배우 황정민, 오현경,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장윤정 등과 고등학교 동기다. 1988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후 이듬해 1989년 뮤지컬 무대에 섰고, 1993년 SBS 2기 공채 개그맨으로 선보인 후 1994년 틴틴파이브의 리드보컬로 1집 앨범을 발표하여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전성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다.

그가 시각장애로 앞을 볼 수 없게 된 것을 알고 주위 동료들은 충격을 받았다. 시각장애라는 어마어마한 일을 당한 이동우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무척 조심을 하느라고 그에게 다가오지 못했던 동료들이 많았다.

그런 침묵의 시간이 10년 정도 지나고 이동우가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상태에서 방송을 통해 자신의 장애를 담담하게 말하자 동료들도 하나둘씩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동우는 동료들이 무심했던 것이 아니라 자기가 그들을 밀어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유진과 함께 산책. ⓒ이동우 에이블포토로 보기▲ 소유진과 함께 산책. ⓒ이동우
엄마 눈 빼줄게

이동우는 1970년 4월 12일 태어났다. 본명은 김동우이다.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졸업 후 연극, 영화, 가수, 방송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재능을 인정받으며 활동을 열심히 하였다.

2003년 12월 결혼을 했는데 결혼 생활 100일 정도 지났을 때 시력에 이상이 생겼다. 동네 안과를 시작으로 병원을 전전하다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았다.

망막색소변성증은 현재로서는 치료법이 따로 없으며 서서히 실명에 이르게 된다는 믿기 힘든 말을 들었다. 의사 말대로 2010년 그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틴틴파이브 멤버인 홍록기, 표인봉, 김경식은 이동우의 실명 소식에 서로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고 한다.

이동우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병을 알리지 않았다. 그런데 병이 진행되면서 물을 쏟는 등 실수를 자꾸 하자 어머니가 “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고 화를 내셨다.

“나 지금 눈이 멀고 있어.”

그때는 자신도 장애를 수용하지 못했던 상태라서 이렇게 폭탄을 터트리고 말았다.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몸을 떠셨다. 그리고 차분히 말씀하셨다.

“아무 걱정하지마. 동우야! 엄마 눈 빼 줄 테니.”
“모르는 소리 하지마. 이건 이식도 안 돼.”
“…….”

그때 이동우는 결국 나한테 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 아파하실 것을 뻔히 알면서도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아 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아내에게 몹쓸 언행을 일삼을 때, 이동우 부인은 뇌종양 선고를 받았다.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리고 싶었다. 그 당시 부인은 임신 중이었다. 뇌종양으로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 엄마,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가 불행할 것 같아서 부부에게 아기가 사치라며 아기를 원망하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뇌종양 수술은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그의 부인은 아기를 위해 출산 후로 수술을 미뤘다. 하루하루가 비극이었다.

아기는 아주 건강하게 태어났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의 부인은 뇌종양 수술 후 왼쪽 청력을 잃었다.

가족사진. ⓒ이동우 에이블포토로 보기▲ 가족사진. ⓒ이동우
예쁘게 성장한 딸

아내는 예쁘다는 걸 보아서 알지만 딸 얼굴은 보지 못해서 이동우는 소원이 있다면 단 5분 만이라도 딸 지우의 얼굴을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2019년 6월 23일에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미운 우리새끼’에 이동우가 딸 지우와 함께 출연했다. 지우가 어느덧 중 3이 되었다. 패널들이 지우가 예쁘고, 착하고, 마음이 깊다며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지우의 예쁜 성장을 축복하는 글이 쏟아졌다.

이동우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딸이 얼마나 예쁘게 성장했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이동우는 딸에게 무엇이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 속으로 지우가 건강히, 좋은 사람이 되기를 기도할 뿐이다.

장애인 가정이 다 그렇듯이 가장이 장애 때문에 가정을 책임지지 못하여 뇌종양 수술 후유증을 염려하면서도 부인이 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

85세가 된 노모가 아들의 눈이 되어 주려고 기를 쓰며 움직이지만 연로하신 어머니가 안쓰럽기만 하다.

공연 중 모습. ⓒ이동우 에이블포토로 보기▲ 공연 중 모습. ⓒ이동우
Q: 장애인과 연예인이 유사하다고 하는데.

A: 나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애인에게 바람직한 인식이 무엇인지 정답은 다들 알고 있다. 그런데 알면서도 이미 갖고 있던 선입견으로 장애인을 대한다. 자기와는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와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점에서는 연예인과 장애인은 같다. 하지만 연예인은 부러워하면서 장애인은 동정한다. 연예인에게는 다가가고 싶어하지만 장애인에게서는 달아나고 싶어한다. 따라서 현실에서는 연예인과 장애인이 전혀 다르다.

Q: 그동안 다양한 연예 활동을 했는데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는.

A: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 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시각장애 때문에 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함께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위험성도 있고, 무엇보다 관객(시청자)들이 싫어할 것이라는 확고한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 평화방송의 음악프로그램을 9년 동안 진행했을 때 전혀 문제가 없었다. 작가의 원고를 모조리 외워서 큰 실수 한번 안 하고 진행했다.

EBS-TV <별 일 없이 산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패널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를 좁히기 위해 자신의 입장을 솔직히 털어놓는 프로그램이었다. 패널들은 물론 시청자 반응도 좋았지만 6개월 만에 폐지되었다. 시청률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기획의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거리 좁히기였다면 시청률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조기 종영되면 보여주기식 편성이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Q: 장애예술인에게 필요한 것은.

A: 중도에 실명한 사람은 점자 익히기가 힘들다. 나도 점자를 배우다 배우다 포기했다. 그래서 나는 문맹자이다. 대본을 점자로 만들어 줘도 소용이 없다. 이런 나에게 필요한 것은 대본을 옆에서 일일이 읽어 주어야 한다. 방송사에서 나를 위해 대본 읽어 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붙여 주지 않는다. 그런 서비스는 국가가 해 줘야 한다. 그래서 나는 장애예술인의 예술활동 90%는 국가책임제도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천을 하지 않는다. 인정하는 것은 약자에 대한 지원이 공정이기 때문인데 알면서도 실시를 하지 않으면 위선 아닌가.

장애예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은 비장애인에게 선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Q: 앞으로 꼭 하고 싶은 것.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올 1월 온라인 공연 <브레이크:BREAK>(안경모 작·연출)를 올렸는데 내가 남자주인공이었다. 여자주인공은 청각장애인 이소별이다.

달리던 지하철이 갑자기 덜컹 거리더니 멈춰선다. 그 안에는 시각장애인 남자와 청각장애인 여자가 단둘이 타고 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두사람이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하고 논쟁까지 벌인다. 마치 외부와의 통신이 끊기고 시계마저 멈추자 두 사람의 새로운 시간이 열리기 시작한 것처럼 마술적인 상황이 흥미롭게 펼쳐진다는 내용이다.

이런 공연이 장애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짜 시각장애 연기가 아니라 진짜 시각장애인 연기자로 활동하며 장애인과 연예인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이동우는 무대를 원한다. 아직 은퇴할 나이가 아니다. 그의 재능이 묻혀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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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국장애예술인협회 (klah1990@hanmail.net)